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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독학/도움되는 사이트, 참고

정말 관심있는 주제를 찾는 방법

by cucat 2022. 7. 20.

 

정말 관심있는 주제를 찾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그린 경험을 공유해보려합니다.

 

대학 시절 그리고 그 이후로 쭉 제 고민은 항상 똑같았습니다. '뭐 그리지?'

 

디자인이나 게임 원화, UI 등은 어느정도 통용되는 스타일과 주제가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이것 저것 섞다 보면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오긴 했지만, 제가 그리고 싶거나 관심있는 주제는 아니라서 채워지지 않았죠.

 

이번 글에서는 꽤 오랫동안 저를 괴롭혔던 '뭐 그리지'라는 고민에 조금의 실마리가 생겨서 공유하고자 허심탄회하게 적어보려고 해요.

 

 

 

 

같은 실수의 반복

 

세월이 계속 지나고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그림 독학 연재도 해보았지만, 여전히 뭘 그릴지 모릅니다.

 

그동안 스톡 일러스트를 그리려고 스무장 정도 그럴듯하게 그려보았지만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삭제했고요.

 

사람은 어쩜 그렇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블로그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효율적이려고 하다가 포기할 뻔 하고 다시 마음 가는대로 글을 쓰니까 유지할 수 있게 되었으면서.

 

하물며 그림에 돈을, 효율을, 양식을 강요하는데 지속할 수 있을리가 없겠죠.

 

그렇게 해도 재미를 느끼며 돈도 버는 분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결론은 '마음이 끌리는 어떤 것을 그리자'가 되었는데, 이것도 막막하죠.

 

그러다가 예전에 잠시 하고 잊어버렸던,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모작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실천해보았습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글로 쓸 때는 항상 서론이 무지 길어지네요. 이제 서론 끝입니다!

 

고흐를 모작하다

 

예전에는 고흐를 좋아하는게 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유명하니까요. 그의 비참한 생애도 싫었구요.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을 찾는 방법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이나 롤모델이 될 작가를 어떻게 알아갈 수 있을까요? 그림을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보면서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그림을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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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 글을 쓰고 여러 작가들의 그림을 스크랩하고 구경할 때, 고흐의 그림에서 어떤 울림이 있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고흐는 여러 작가의 작품을 모작했는데, 그 중에서도 밀레의 작품을 가장 많이 모작했습니다.

 

밀레를 모작한 고흐

 

저는 밀레의 작품에서 어떤 감상이 들지 않았는데, 모작한 모든 그림들이 고흐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고흐의 작품들 중에서 마음이 끌리는 그림을 펜으로 그려봤습니다.

 

그리면서 느껴진 것들도 간단하게 메모를 했습니다.

 

금전적인 보상이 전혀 주어지지 않는데도 고흐가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뭘까 싶었어요.

 

처음엔 자기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고단함, 슬픔, 외로움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사람에 대한 호기심, 관심, 애정이었습니다.

 

왼쪽이 고흐 작품의 모작인데, 약간 디즈니 캐릭터같지 않나요? 특징을 잡으려고 관찰을 많이 한 것 같았습니다.

 

바로 사진을 보면서 비슷한 느낌으로 그려보려고 했지만, 단순히 스타일을 따라한다고 느낌이 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지금보니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나 상황, 그걸 보는 나의 감정 등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고흐 그림의 모작

 

풍경화도 따라 그려보았는데, 나무와 들판들이 굽이쳐 보이는게 어떤 느낌인지 상상이 안가서 잘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고흐 그림의 모작

 

아래 그림은 제가 대학 시절 좋아했었던 토랄프 크노블로흐라는 독일 작가의 그림을 따라해 본 것입니다.

 

토랄프 그림의 모작

 

그 때는 좋았던 깔끔함과 플랫함이 지금은 '아 그렇구나.' 하고 그냥 잘 디자인된 그림이구나. 문양이구나. 할 뿐 어떤 감상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호크니도 좋아했어서 그려봤는데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장 좋아했던 위에민준은 부정적인 감정이라 따라그리기도 싫었구요.

 

각자 입에 맞는 음식이 있듯, 명화 모작도 해보면 느낌이 맞닿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추천해요.

 

다시 고흐의 인물화로 돌아갑니다.

 

 

찾은 실마리

 

다시 고흐의 그림 중 호감가는 인물의 모습이 있어 따라그려보았는데, 이 때 거의 하루종일 이것 저것 그리느라 지쳐있을 때였습니다.

 

책상에 발을 올리고 멀리서 보며 대충 그리니, 원작이랑 얼굴이나 표정이 달라졌고 느낌도 안났습니다.

 

고흐 그림의 모작

 

원작에서는 장난기 있고 소탈한 정원사의 모습을 애정 깊게 그려낸게 보여서 좋았습니다.

 

고흐 그림은 형태력을 파괴한다는 인상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소묘력이 상당하고 그걸 자기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보입니다.

 

고흐의 그림

 

(해당 그림의 구글 아트앤 컬처 링크로 보시면 초고화질에 질감까지도 확대가 가능합니다.)

 

저녁 먹고 손목이 아파서 이제 그만하려다가 왠지 그냥 재도전하고 싶어져서 그려봤는데. 의외로 맘에 드는 느낌이 나왔습니다.

 

원작이랑은 다르지만, 무언가 감흥이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의 사람을 보면 성격이 어떨 것 같고, 어떤 말투로 말할 것 같다는 느낌이 호감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고흐 그림의 모작

 

 

마무리

 

위의 그림이 최근 몇 년간 가장 제 마음에 드는 그림이었습니다. 보시기에 어떨지 몰라도 저는 맘에 들어서 계속 들춰보고 흐믓해합니다.

 

그제서야 기억이 났습니다. 사람 그리는것을 가장 좋아했었다는 사실을요. 거창한 주제이거나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고 소외됐었지만.

 

고흐처럼 풍경으로도 마음을 볼 수 있고 나타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사람이니까 사람의 모습에 가장 호감과 관심이 있나봅니다.

 

이제 사진 자료나 실제 사물을 볼 때도, 수많은 주제와 대상 중에서 내 마음에 이끌리는 어떤 감정이나 호감을 따라가면 되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사진을 보고 내 식대로 표현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근데 좋아하는 느낌을 하나씩 발견해가는 과정이 즐거울 것 같지 않나요?

 

 

내가 어떤 감정이나 느낌, 대상에 관심이 있는지 막막하다면 명화를 간단하게 모작해보세요.

 

명화는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부분이 있기 때문에 명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얻어지는게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제 자신을 위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한 누군가들을 위해

 

누구든지 쉽고 효과적으로 그림 독학을 할 수 있도록 연재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목표가 없어도, 아무런 지식이나 기술이 없어도 괜찮아요.

 

그림 독학 연재글 목록에서 아주 작은 것부터 같이 차근차근 그림을 즐겨봐요(댓글 환영!)

 

 

 

여기까지 정말 관심있는 주제를 찾는 방법을 주제로, 제가 생각하고 경험한 것들을 부족하게나마 나눠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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